열방드림 힐링보이스
2020년 8월10일 / 보고싶은 할머니
교회 파킹장 쓰레기 분류 수거장에 박스를 주으러 오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십니다.
허리가 꾸부정 하신데 아마 80중반 이상은 되셨을까(?)
꾸겨진 박스 하나하나를 접어서 끌고 가시는 그 애씀 속에
산다는 것에 대한 진지함과 노력이 보였습니다.
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마음이 찡했습니다.
긍휼이나 측은함이나 불쌍함이 아니였습니다.
가난에 대하여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는
진지한 열정이 보였습니다.
본받고 싶었습니다. 그 일이 무엇이든 몸이 부서져 나가도
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지금 이것이기에 최선을 다하는
할머니 모습이었습니다.
존경스럽고,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.
집에 있는 박스를 잘 모아서 집에까지 갔다 드리려 합니다.
교회 경비 집사님께 할머니 오시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.
준비된 박스가 없으면 사무실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
음료수라도 드리고 싶어서….
교회 밑 다산 공원에 또 한 할아버지를 늘 볼 수 있습니다.
박스 모으러 오시는 할머니 보다는 훨씬 젊습니다.
지나가며 언제봐도 누워있거나 담배피고 소주를 마시고
화투치고 계신 할아버지들입니다. 늘 그 자리입니다.
그냥 불쌍합니다. 삶 자체가 그냥 불쌍합니다.
할머니와 너무나 대조됩니다.
삶의 아름다움은 자신에게 진지하게 열심히 열정적으로
정면 돌파하며 사느냐 입니다.
경비 집사님 말씀이 요즘 할머니가 안 오신다고 하네요
혹시 지병으로 누우셨나? 돌아가셨나?
파킹장 할머니가 보고 싶습니다. 언제오시려나…?
- 안혜권 목사 -
"남는 것으로 베풀지 말고 있는 것으로 나누라"